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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10 남양주 서리산 조망산행

   남양주시에 있는 서리산으로 갑니다. 서리산은 축령산과 나란히 있어서 연계산행을 많이 하는데 무리하지 않고 서리산만 집중하기로 합니다. 높이는 832m로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3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더니 주차장이 여유가 있고 등산객들로 복잡하지 않군요.

 

  매표소를 지나 맨위 주차장까지 올라가서 자동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맨 왼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택하기로 합니다. 서리산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천마지맥이 주금산을 지날 때 남동으로 또 하나의 가지를 치는 능선이 빚은 산입니다. 경기도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산이죠. 가평군 쪽에서는 접근하기 불편하고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가 가장 일반적인 산행코스입니다.

 

 

 

<서리산 주차장>

 

<현위치 지도>

 

<나무가 시원하다>

 

  산은 왜 오르는 것일까요? 능선을 따라 올라갈 때는 그야말로 온 세상의 고통을 한몸에 짊어진 듯 불편합니다. 다리는 아프고 배낭을 멘 어깨는 짓눌러오고 호흡은 가쁘며 땀은 비오듯 쏟아집니다. 발걸음이 도대체 떨어지지 않는 오름길에서 몸은 올라가기 싫다고 허우적댑니다.

 

  세상살이가 다 이런 건지도 모릅니다. 힘들고 고달픈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 그렇지만 언제까지 힘들고 고통스럽지는 않습니다. 정상에 다다르면 시원한 조망이 터지고 세상을 발 아래에 두었을 때 마음속은 환희의 물결로 요동칩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동안의 고생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리죠.

 

  그래서 오늘도 힘들지만 산을 오릅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갖고 있지 않나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이 다음 번에도 또 산을 찾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이지요.

 

<등산로>

 

<소나무>

 

<조망>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숲길입니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여름철만 아니라면 땀이 비오듯 쏟아질 염려는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 있던데 쉬엄쉬엄 올라가면 괜찮습니다. 능선의 중간쯤 오르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흐릿하여 상쾌하지 않지만 오늘은 그런대로 괜찮은 일기입니다.

 

  남양주시의 수동면 지역이 잘 내려다보입니다. 건너편 산줄기는 포천시의 주금산입니다. 정말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라는 것을 산에 오를 때마다 느낍니다. 그래서 등산객은 갈 산이 많아서 좋은 걸까요? 논이 부족한 우리나라이고 지역과 지역을 옮겨다니기 불편한 나라입니다. 그러한 조상들의 삶을 이어받았기에 불편한 유전자는 도로를 닦고 길을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방으로 산이 많다>

 

<산악회 리본>

 

<서리산 정상>

 

  봄이면 철쭉축제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곳이 서리산입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철쭉이 아름다운 산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철쭉축제 때는 등산객들로 대책이 없는 산이 됩니다. 수도권에서 이만한 철쭉동산이 없기 때문일까요? 산아래에서 주차전쟁은 가관이지요. 그렇다고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 민족은 타고난 낭만주의자들입니다.

 

  서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예상했던 대로 꼭 1시간이 걸렸습니다. 높이는 832m. 적당히 땀흘리고 도착할 수 있는 높이를 가졌군요. 서리가 내려도 쉽게 녹지 않아서 늘 서리가 있는 것 같아 보여 서리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상산(霜山)이라고도 부릅니다. 건너편에 축령산도 우뚝한데 절고개를 사이에 두고 약 3km 떨어진 거리에 있지요. 축령산이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대열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산이라면 서리산은 아까 언급한 철쭉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이름난 산입니다.

 

<산그림>

 

<등산객>

 

<돌탑>

 

  하산은 억새밭 사거리에서 임도를 따르기로 합니다. 억새밭 사거리까지 내려가는 길은 축령산으로 연결되는 방화선이죠. 원래 잣나무숲의 산불예방을 위한 방화선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오늘날 넓은 능선길이 되어 주니 등산객들이 걸어다니기에는 너무나 시원하고 좋습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잠시 쉬어가야 합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좋거든요. 길은 무작정 달려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쉬어가기 좋은 장소에서는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해야 합니다. 오늘 산을 찾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할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것이 인생의 공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정표>

 

 

 

<까마귀 한 마리>

 

<전망대의 소나무>

 

<계곡>

 

<자연휴양림>

 

  꼭 3시간만에 출발지로 원점회귀하였습니다. 서리산은 철쭉축제기간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등산로도 잘 닦여 있고 불편한 이정표도 없습니다. 누구나 지도없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행코스가 매력적인 곳이지요.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입장료가 있다는 것이지요.

 

  즐거운 산행을 마쳤습니다. 신록은 이제 단풍으로 물들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서리산의 숲은 또 어떤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때 다시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물러나야 할 듯 합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 서리산에서 멋진 조망을 즐긴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