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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3 인왕산 자락 서촌을 거닐다!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별칭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청운동과 효자동, 사직동 일대를 뜻합니다. 으리으리한 한옥이 모여 있는 북촌에 비하여 서촌의 골목은 친절한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이정표가 없어서 골목과 골목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기 일쑵니다.

 

  그래도 서촌으로 갑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나가 자하문로를 걸으면 서촌의 초입입니다. 행정동인 청운효자동은 효자동, 창성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청운동, 신교동, 궁정동 등 9개의 법정동을 포괄하고 있어서 동이름만으로는 원하는 곳을 찾기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곳저곳 눈띵을 해보기로 합니다. 통인시장을 만나 골목길을 들어가니 인왕산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나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인왕산을 몹시 좋아했나 봅니다. 지금도 이 길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골목길이죠. 옥인부동산 안쪽 골목에서 대오서점을 만납니다. 허름하고 낡은 대오서점은 굳이 역사성을 말하지 않더라도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곳입니다.

 

 

<자하문로>

 

<통인시장>

 

<대오서점>

 

  예전엔 이 일대가 모두 한옥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시인이나 화가들이 살았다고 하네요. 누각길, 통인오거리길, 필운대길 등을 따라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근대화가 이중섭, 이상범 가옥이 있고 재개발 중인 옥인아파트로 올라가는 길에는 박노수 가옥, 윤동주의 하숙집, 안평대군의 옛 집터 등이 있었습니다.

 

  필운대1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20세기초 서양 선교사 건축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배화여고 생활관은 물론 백사 이항복 선생이 거처했던 필운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배화여고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초 공립도서관인 종로도서관과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였던 매동초등학교도 볼 수 있습니다. 인왕산 등산로로 이어지는 이 길에서는 서촌의 운치를 한층 느낄 수 있지요.

 

 

<초롱꽃>

 

<쉼터>

 

<인왕산 가는 골목길>

 

  서촌이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덩달아서 작고 아담한 가게들도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정작 이곳에 자리하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관광객이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소란스럽고 복잡하고 정신없을 테니까.

 

  그래서 정작 서울시의 주인은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인데 주민의 정주권은 침해당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서촌 곳곳에서는 마을의 역사성을 살려 관광객을 모으겠다는 시의 정책과 지역주민들은 삶터라는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합니다. 서촌이 관광지로 본격 부상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이곳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하네요. 전입인구보다는 전출인구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실은 아랑곳없이 우리는 골목길을 누비고 다닙니다. 서촌은 작은 가게들뿐만 아니라 골목길이 매력적인 곳이거든요. 거기에다가 역사적인 현장과 기념관까지 있으니까 더욱 놓치지 않을세라 걸어다니며 기웃거리게 됩니다.

 

<앵두꽃>

 

<오씨솜씨>

 

<토리>

 

<머리까끼>

 

<옥인오락실>

 

<인왕산>

 

  서촌의 골목을 걷는 것은 누구나 자유입니다. 그러나 주민의 생활도 감안하여 소란스럽지 않게 행동해야겠습니다. 살기 힘들어 주민들이 떠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겠네요. 남의 집으로 불쑥 들어가는 것도 실례가 될 것입니다.

 

  그런 점을 제외하면 서촌의 골목길은 우리모두의 것입니다. 이름난 맛집도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서 발걸음을 멈추어도 좋겠습니다. 골목길이 지루하다면 아예 인왕산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 되겠군요. 인왕산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중턱에는 약수터도 있고 조망이 근사하게 터지기도 하니까 나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오늘은 인왕산 자락 서촌의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습니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