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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07 손대면 터져요 - 봉선화 3

  꽃의 생김새가 봉황새를 닮아서 봉선화(鳳仙花)라고 합니다. 머리와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고 하는 모습을 포착한 조상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봉황은 상상의 동물인데 어디서 그런 센스를 발휘한 걸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봉숭아라는 이름이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이 되어 있어서 그런가 봐요. 꽃과 잎으로 손톱을 물들이는데 썼으니 어릴 적 추억은 나이들어서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옛날 그리스의 한 여인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올림포스 동산에서 쫓겨났는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들어주질 않으니까 결국 속이 상해서 죽고 말았대요. 그리고는 봉선화가 되었죠. 봉선화가 되어서도 분이 풀리지 않았나 봅니다. 누구라도 자기를 건드리기만 하면 열매를 터뜨려 속을 뒤집어 보이면서 자신의 결백을 나타내었답니다.

 

  손톱에 물들이던 봉선화의 흔적이 첫눈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렇지만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런 기대는 꿈도 꾸지 못했네요. 하지만 정작 본뜻은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손톱을 예쁘게 보이려고 놀이지만 아이들이 곧잘 죽곤 했던 옛날에는 나쁜 귀신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빨간 물을 들였답니다. 봉선화는 좋지 않은 기운을 쫓아내기 때문에 집안의 장독대 주변에 많이 심었거든요. 그리고 봉선화에서 나는 냄새가 뱀이나 개구리를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도 했대요.

 

 

<봉선화>

 

<봉선화의 잎>

 

<봉선화의 꽃>

 

<관동대로 방림에서 만났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