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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04 입춘(立春) - 봄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요

  입춘(立春)은 새해의 첫째 절기입니다. 2018년 1월 5일은 소한절기, 1월 20일은 대한절기이지만 우리 조상들은 음력으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음력으로 정월에 드는 절기를 처음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이날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생각했으니 계절로 보아도 처음의 의미가 있네요. 그래서 24절기 중의 첫째 절기로 입춘을 칩니다.

 

  입춘은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습니다. 입춘이 되면 도시와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죠. 입춘축을 달리 춘축, 입춘서, 입춘방, 춘방이라고도 합니다. 입춘축은 글씨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붙이고 글씨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남에게 부탁하여 써서 붙입니다.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추어 붙이면 좋다고 하여 밤중에 붙이기도 하지만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붙이지 않습니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글자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가로 15cm, 세로 70cm 내외의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 자와 호(虎) 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합니다.

 

  입춘축으로 쓰는 글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개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주로 씁니다. 옛날 대궐에서는 입춘이 되면 내전 기둥과 난관에 문신이 지은 연상시 중에 좋은 것을 뽑아 연잎과 연꽃무늬를 그린 종이에 써서 붙였는데 이를 춘첩자라 하였지요. 입춘은 새해에 드는 첫 절후이므로 궁중과 지방에서 여러 의례를 베풀었습니다. 입춘하례는 백관이 대전에 가서 입춘절을 축하하면 임금이 그들에게 춘번자를 주고 이날 하루 관리들에게는 휴가를 주는 예식입니다. 또 예기에 의하면 궁중의 역귀를 쫓는 행사인 대나의 때 토우를 만들어 문밖에 내놓아 겨울의 추운기운을 보낸다 하였으니 고려 때 입춘에 토우를 내는 일이었죠. 함경도에서는 입춘날 나무로 만든 소를 관청으로부터 민가의 마을까지 끌고 나와 돌아다니는 의례를 가졌는데 이는 흙으로 소를 만들어 겨울의 추운 기운을 내보내는 중국의 옛 제도를 모방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뜻에서 행한 목우라는 풍습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굿놀이를 행했는데 이 놀이는 농경의례에 속합니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여 입춘축이 벽사로 붙여짐을 알 수 있습니다. 전북에서는 입춘축 붙이는 것을 춘련 붙인다 하고 이를 붙이면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또 써 붙이지 않고 그냥 글귀를 외워도 좋다고 했습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축 붙이는 것을 방악한다 또는 잡귀야 달아나라 고 써 붙인다고 하네요. 경남 창녕군 영산에서는 이날 새알심을 넣지 않은 팥죽을 끓여 먹고 집안 곳곳에 뿌려 벽사를 했습니다. 충청도에서는 이날 보리뿌리가 내리기 때문에 보리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보리밥을 해먹으며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이 일년에 두 번 들면 소금 시세가 좋다고 했죠. 함남 북청에서는 이날 무를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하여 무를 먹고 잡곡밥은 먹지 않고 흰쌀밥을 먹으며 이날은 나이 먹는 날이라 해서 명태순대를 해 먹었습니다.

 

  대한을 지나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라고 말했죠. 이것은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생겼고 격에 맞지 않는 일을 엉뚱하게 하면 가게 기둥에 입춘이랴고 했지요.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믿었기에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동안 대길, 다경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옛날부터 많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더러 입춘축만 붙이는 가정이 있을 뿐 절일로서는 기능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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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