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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1 입하(立夏) - 여름의 시작

입하(立夏) - 여름의 시작

 

 

입하는 여름의 기운이 일어선다는 뜻입니다.

양력으로 5월 6일경이죠.

이쯤이면 산나물이 입맛을 돋우어줍니다.

농사일도 바빠지고 해충이나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 등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입하 절기는 곡우와 함께 농사에서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지금은 그러하지 않겠지만 예전 우리 농민들에게는 말이죠.

 

 

 

재래종 벼로 이모작을 하던 시절에는 입하무렵에 못자리를 만들었죠.

못자리에 볍씨를 뿌리고 물을 대놓았는데 바람이라도 불면 볍씨들이 한쪽으로 몰리기 십상이어서

입하 때의 바람은 반갑지 않았지요.

그래서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린다는 속담도 있었지요.

 

입하는 여름의 기운이 일어선다는 뜻이지만

다른 이름도 있습니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 맥추라고도 했고

초여름이라는 뜻으로 맹하, 초하, 괴하, 유하라고도 했지요.

 

보리가 익을 무렵~ 이라고 하니 낯선 풍경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보리농사가 거의 없잖아요.

얼마 전 남부지방에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보리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중부지방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지요.

 

 

입하와 관련있는 속담으로 이런 것도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해는 목화가 풍년든다는 뜻으로 입하 일진이 털있는 짐승날이면 그해 목화가 풍년든다고 했고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기가 시작되므로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간다는 뜻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라고 했지요.

재래종을 심던 시절에는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근 한 달 동안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이 많아 농사가 잘 안된다는 뜻으로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된다라는 말도 있죠.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에 그에 맞는 24절기를 만들었고

절기에 맞는 속담도 만들어냈습니다.

24절기는 그런 의미에서 때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옛날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