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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1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춘분입니다. 입춘을 시작으로 우수-경칩-춘분이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은 양력 2월 4일경, 봄비 내리고 싹이 트는 우수는 2월 18일경,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3월 5일경 그리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춘분은 3월 20일경입니다. 음력으로는 2월 중이네요.

 

이 날쯤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또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지죠.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 준비를 서두르고 천수답에서는 귀한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합니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이 음력 2월을 이르는 말로 바로 춘분을 전후한 시기였죠. 즉 이 때에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는 옛 말이 있듯이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를 전후하여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고 꽃샘추위, 꽃샘바람이라는 말 역시 꽃이 필 무렵인 이 때의 추위가 겨울추위처럼 매섭고 차다는 뜻에서 비롯되었죠. 따라서 어촌에서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나가더라도 멀리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불교에서는 춘분 전후 7일간을 봄의 피안이라 하여 극락왕생의 시기로 보았고 옛날 중국에서는 춘분기간을 5일을 1후로 하여 3후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했죠. 즉 1후는 제비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2후는 우레소리가 들리며 3후는 그 해에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했습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이날 조정에서 빙실의 얼음을 내기 전에 소사로 북방의 신인 현명씨에게 사한제를 올렸지요. 고려사에는 "고려 의종 때 상정한 의식으로 사한단은 맹동과 입춘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춘분에 얼음을 꺼낼 때에 제사한다. 신위는 북쪽에 남향으로 설치하고 왕골로 자리를 마련하며 축판에는 고려 국왕이 삼가 아무 벼슬아치 아무개를 보내어 공경히 제사합니다 라고 일컫고 희생으로 돼지 한 마리를 쓴다. 제사하는 날에 상림령이 복숭아나무로 된 활과 가시나무로 만든 화살을 빙실문 안 오른쪽에 마련해놓고 제사가 끝나도 그대로 둔다. 사관이 재배를 하고 삼헌을 하며 축은 불에 태우고 음복을 한다" 하였지요.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