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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21 [남양주여행] 봉선사 나들이 - 하루코스로 둘러보기 좋은 곳

  경기도 남양주시에 속한 봉선사 나들이를 갑니다. 조선 세조의 무덤인 광릉으로 인하여 광릉수목원이 자리한 일대는 오늘날 하늘을 가릴 듯이 우거진 가로수가 인상적입니다. 그 길목에 천년 고찰 봉선사가 있습니다. 광릉과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봉선사도 이름을 드높이고 있지만 절 초입의 가게들은 이곳의 방문자를 어수선하게 합니다.

 

  봉선사는 고려 광종 20년인 969년에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하여 운악사라 불렀지요. 아마도 뒤편의 운악산 기슭에 자리했기에 유래한 이름일 겁니다. 운악산은 예로부터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구월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묘향산 그 가운데에 위치하여 한국의 5대 명산으로도 불렸답니다.

 

  조선 제8대 임금이던 예종 1년인 1469년에 세조를 기리고 능침을 보호하기 위하여 세조의 비였던 정희왕후 윤씨는 절을 중창하고 봉선사(奉先寺)라 고쳐 부르게 됩니다. 명종 6년에 문정왕후는 유교를 국가이념으로 삼았던 시대에 불교의 중흥을 일으켰던 사람입니다. 불교중흥정책을 펴면서 봉선사는 교종의 우두머리 사찰로 삼고 강남의 봉은사는 선종의 우두머리 사찰로 삼아 선교양종으로 통합합니다. 그리하여 봉선사는 교종의 본산이 되지만 문정왕후의 죽음과 함께 내리막길로 접어들죠. 

 

 

<도로변의 봉선사 표석>

 

<운악산 봉선사 일주문>

 

<봉선사 들어가는 길의 연못>

 

  일주문을 통과하여 경내로 향합니다. 봉선사는 조선시대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근래에는 한국전쟁으로 비운을 겪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중건을 거듭했는데 지금의 전각들은 1960년대부터 재건불사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일주문을 지나 들어가는 길목에 스님들의 부도와 부도비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춘원 이광수의 추모비가 눈길을 끕니다. 신문학의 선구자 이광수는 금강산 답사길에서 월하 노스님의 인도로 법화경에 심취하였고 사촌 형이던 운허스님에게서 불교의 영향을 받아 원효대사, 꿈과 같은 불교소설을 쓰고 대장경 역경에까지 손을 대게 됩니다. 그는 교육자이며 언론인이었고 민족운동가, 계몽사상가 등의 얼굴을 지녔는데 나중에 친일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고단한 삶은 운허스님에 의해 불교의 세계로 들어섰고 한국전쟁 때 납치되어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지만 그가 머물던 봉선사 경내에는 이렇듯 비석 하나가 서 있는 것입니다.

 

<춘원이광수 기념비>

 

<이광수 안내문>

 

  경내로 들어서니 오래된 당간지주가 눈에 띄는군요. 당간지주는 깃발을 세우는 기둥으로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 기를 걸어 외부에 알리는 구실을 하였지요. 봉선사 당간지주는 1469년 당시 세워진 것으로 명종 6년 승과고시 부활과 더불어 전국 승려들이 모여 승과고시를 치를 때 승과기를 높이 달아 두었다고 합니다. 높이는 148cm, 기둥너비 34cm의 웅장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물 제397호인 봉선사 동종이 있습니다. 이것도 1469년 정희왕후 윤씨가 봉선사를 크게 중수할 때 세조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 범종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웅건한 맛을 보여주고 있지요.

 

<당간지주>

 

<범종각>

 

 

<봉선사 범종>

 

 

 

<청풍루>

 

<사자상>

 

 

<패랭이꽃>

 

<초롱꽃>

 

  봉선사의 가람배치는 당초 궁궐건축과 사원건축이 혼합된 형식으로 정면 높직이 대웅전이 놓이고 그 좌우로 어실각과 노전이 있었지요. 지금도 기본 골격은 그대로이지만 많이 변했습니다.

  상하이에서 흥사단에 가입하여 독립운동을 펼치다 30세에 출가한 운허(1901~1980) 스님이 동국대 역경원장을 역임하면서 대장경의 한글 번역을 이곳에서 시도하였다 합니다. 그 뒤에 월운스님이 역경사업과 한글서당을 운영하면서 젊은 인재를 배출하고 교학불교에 뛰어난 봉선사의 면면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봉선사 대웅전에는 한글 현판이 있어 눈에 띕니다. 운허스님이 불교대중화 의지가 담긴 한글 현판이라 합니다. 큰 법당 양 측면에 방적당과 운하당, 요사채 등이 있고 정면과 그 옆으로 보제루와 범종각이 있습니다.

<큰법당과 석탑>

 

<전각>

 

<궁궐건축>

 

<전통찻집>

 

<느티나무>

 

  봉선사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있습니다. 47번국도 퇴계원에서 일동방향으로 올라가다가 314번 지방도를 따라 국립수목원 방향으로 가면 광릉 못 미쳐 봉선사 입구가 나오지요. 아니면 의정부에서 43번 국도를 따라 포천방향으로 가다가 축석령에서 국립수목원 방향으로 들어가면 봉선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루 나들이 장소로는 인근의 광릉과 국립수목원을 합하여 훌륭한 장소로 생각되는 곳입니다. 국립수목원은 예전에 광릉수목원이었기에 둘다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행정구역으로는 포천시에 속합니다.<2017.8.21>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