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기에 오늘도 북한산으로 향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숲이 있고 날파리나 모기가 덤벼들지 않으니 국립공원으로써는 최고의 산행지입니다. 집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오늘의 북한산행은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대동문으로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거리가 짧기도 하고 완만한 오름길이어서 여름에도 땀을 조금 흘릴 코스라는 것이 장점입니다. 수유역에서는 아카데미하우스까지 수시로 시내버스가 운행중이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합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를 지나기 전에 산행안내도가 서 있습니다. 오늘 걸어야 할 코스를 가늠할 수 있고 대략적인 시간도 계산할 수 있어서 좋네요. 수유분소를 지키는 안내원은 휴가를 갔는지 자리에 계시지 않는군요.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아카데미하우스 앞>

 

<산행지도>

 

<잘 정비되어 있는 산책로>

 

  거리를 살펴볼까요?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에서 대동문까지는 1.9km입니다. 1시간이면 가능한 산행코스입니다. 구천계곡길을 따르다가 구천폭포를 지나 올라갑니다.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시기인데도 요즘의 8월은 연일 비가 내려서 계곡에는 수량이 풍부합니다.

 

  사실 7월의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찾아와서 사람들은 휴가를 떠나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무더위가 끝나자마자 이틀이 멀다하고 비가 내립니다. 날씨까지 서늘하고요. 아예 주말마다 비가 내려서 모처럼 주말에 나들이하려는 계획까지 망쳐놓기 일쑤네요.

 

<돌이 깔여있는 산행로>

 

<바위지대를 지나고>

 

<싸리나무꽃>

 

  구천폭포를 지나자 계곡은 작은 폭포들이 나타납니다. 이것도 가까이 다가가니 폭포라고 할 만합니다. 쏟아지는 물줄기는 맑고 시원스럽습니다. 계곡 나무 그늘에 주저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소일하고 싶습니다. 옆에는 책이라도 한 권 있으면 안성맞춤이겠네요. 책을 읽다 졸리면 낮잠이라도 한숨 자지요뭐.

 

  그렇지만 시간을 그렇게 죽일 수 없습니다. 신선의 세계에 들어서지 않은 이상 지상으로 내려가면 할 일이 있습니다. 바쁘게 한 바퀴 돌고 내려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작은 폭포를 뒤로 하고 능선에 올라서니 드디어 대동문이 나옵니다. 북한산성입니다.

 

<계곡의 물줄기>

 

<닭의장풀>

 

<대동문>

 

  꼭 1시간이 걸렸습니다.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 때 한양의 방어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삼각산에 산성체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삼각산은 오늘날의 북한산을 일컫는 말이겠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당한 조선의 입장으로서는 산성의 축성론이 제기되어 왔던 것입니다.

 

  북한산성의 성의 둘레는 12km, 14개의 성문이 있습니다. 여기에 임금이 지낼 수 있는 행궁도 갖추고 군창과 승군이 머무는 사찰도 12곳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규모의 산성시설은 그러나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기에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훼손되고 잊혀진 곳이 되었지요. 그리하여 1990년부터 무너진 곳을 다시 복구하는 등 원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합니다.

 

 

<돌탑>

 

<성곽>

 

<원추리꽃>

 

  대동문에서 용암문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북한산성의 주능선길입니다. 그 길목에서 동장대를 만납니다. 동장대는 북한산성의 동쪽에 있는 장대로 장군의 지휘소 역할을 했던 곳이죠. 조선 숙종 때인 1712년에 지었는데 남장대와 북장대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곳 동장대만 남아 있습니다. 물론 소실되어 예전것이 아니고 새로 지은 건물입니다.

 

  장군의 지휘소 역할을 했으니 위엄을 갖춘 건물입니다. 장대의 평면은 정사각형이고 이층구조로 되어 있군요. 아래층은 사방이 트여 있고 위층은 사방이 창으로 막아서 방으로 이용되는 모양입니다. 이곳의 장대는 수원의 화성에 있는 서장대와 그 모습이 닮았습니다.

 

<동장대>

 

<버섯>

 

<북한산 만경대>

 

  동장대를 지나자 북한산의 위용이 드러납니다. 만경대의 화강암은 땅속에서 솟아난 것이겠지요. 그래서 오늘날 아름다운 북한산의 한 단면이 되었을 것입니다. 푸른 산에서 드러난 이빨과 같은 하얀 색깔이 참으로 독특합니다. 멀리서 보면 바위산의 모습이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 북한산의 진면목이라 해야겠습니다.

 

  그 능선에서 용암문을 만납니다. 용암문은 북한산성에서 일종의 암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우이동의 도선사와 연결되는 암문인 것입니다. 계속 진행하면 북한산의 정상 백운대까지 연결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하산을 하려고 합니다. 백운대까지는 멀고 시간도 더 걸릴 테니까.

 

<북한산 능선>

 

<용암문>

 

<바위와 씨름중>

 

  우이동 도선사로 내려가는 길은 좋은 산책로입니다. 내려가는 길이니만큼 무더위로 인한 부담감도 없지요. 땀을 흘릴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올라오는 사람들은 경사가 있으니 힘들겠지만...

  계곡물에 발담그고 쉬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겨우 손수건을 찬물에 저어서 목에 감아보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내려가야 할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잠시 후에 도선사에 도착합니다. 예전에 들렀을 때도 공사중이더니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도선사는 수 년간 변함없이 발전하고 있나 봅니다.

 

<쉼터>

 

<도선사 석탑>

 

<이정표>

 

  도선사에서는 우이동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내려갑니다. 역시 내려가는 길은 수월합니다. 그러므로 흥겨운 발걸음으로 걷습니다. 가끔 이런 즐거운 산행이 삶속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처럼 흥겨운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집니다.

  우이동 버스정류장 부근은 새로 경전철이 개통되기 직전이어서 공사마무리가 한창입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전철의 개통이 이루어지겠군요. 그리되면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한층 많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좋은 시절이 오고 있는 것입니다.<2017.8.23>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