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立夏) - 여름의 시작

 

 

입하는 여름의 기운이 일어선다는 뜻입니다.

양력으로 5월 6일경이죠.

이쯤이면 산나물이 입맛을 돋우어줍니다.

농사일도 바빠지고 해충이나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 등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입하 절기는 곡우와 함께 농사에서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지금은 그러하지 않겠지만 예전 우리 농민들에게는 말이죠.

 

 

 

재래종 벼로 이모작을 하던 시절에는 입하무렵에 못자리를 만들었죠.

못자리에 볍씨를 뿌리고 물을 대놓았는데 바람이라도 불면 볍씨들이 한쪽으로 몰리기 십상이어서

입하 때의 바람은 반갑지 않았지요.

그래서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린다는 속담도 있었지요.

 

입하는 여름의 기운이 일어선다는 뜻이지만

다른 이름도 있습니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 맥추라고도 했고

초여름이라는 뜻으로 맹하, 초하, 괴하, 유하라고도 했지요.

 

보리가 익을 무렵~ 이라고 하니 낯선 풍경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보리농사가 거의 없잖아요.

얼마 전 남부지방에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보리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중부지방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지요.

 

 

입하와 관련있는 속담으로 이런 것도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해는 목화가 풍년든다는 뜻으로 입하 일진이 털있는 짐승날이면 그해 목화가 풍년든다고 했고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기가 시작되므로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간다는 뜻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라고 했지요.

재래종을 심던 시절에는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근 한 달 동안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이 많아 농사가 잘 안된다는 뜻으로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된다라는 말도 있죠.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에 그에 맞는 24절기를 만들었고

절기에 맞는 속담도 만들어냈습니다.

24절기는 그런 의미에서 때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옛날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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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으로 4월 20일경이 24절기 가운데 여섯 번째로 드는 곡우입니다. 청명과 입하사이죠. 곡우는 이름 그대로 곡식을 깨우는 비인데 날씨가 고르고 비가 자주 내리면 그해 곡식이 잘된다고 합니다. 곡우에 모든 곡식이 잠을 깬다고 하여 논에 못자리를 하죠 시기적으로 이맘때쯤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고 하여 그해 농사를 망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하여 볍씨를 담갔는데 이때 볍씨를 담가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며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하였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았습니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속신이 있죠.

 

그리고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전라도나 경상도, 강원도 등지에서는 깊은 산이나 명산으로 곡우물을 먹으러 갑니다. 곡우물은 주로 산다래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어 거기서 나오는 물을 말하는데 그 물을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하여 약수로 먹는 것이죠. 곡우물을 먹기 위해서는 곡우 전에 미리 상처낸 나무에 통을 달아두고 여러날 동안 수액을 받습니다.

 

 

 

강진이나 해남 등지에서는 곡우물을 먹으러 대흥사로 가고 고흥 등지에서는 금사능로, 성주 등지에서는 가야산으로 갔습니다. 거자수(자작나무 수액)는 특히 지리산 아래 구례 등지에서 많이 나며 그곳에서는 곡우 때 약수제까지 지냈습니다. 특히 신병이 있는 사람이 병을 고치기 위하여 그 물을 마시는데 그것은 외지 사람들에게 더 약이 된다고 했습니다.

 

경칩 무렵에 나오는 고로쇠물은 여자물이라 하여 남자들에게 더 좋고 거자수는 남자물이라 하여 여자들에게 더 애용되고 있죠. 또 곡우 때가 되면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하여 격렬비열도 부근에 올라오는데 이때 잡은 조기를 측히 곡우살이라 합니다. 곡우살이는 살은 아주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서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들죠.

 

초후에는 마름(개구리밥과의 물풀)이 생기고

중후에는 산비둘기가 그 깃을 털며

말후에는 뻐꾸기가 뽕나무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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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의 다섯번째에 드는 절기 청명입니다.

청명(淸明)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죠.

 

동국세시기 청명조의 기록에 의하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라 한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세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농촌에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작업이 되죠.

청명이 되면 비로소 봄밭갈이를 합니다.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로 날씨와 관련된 속신이 많습니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칩니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합니다. 반면에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죠.

또 파도가 세게 치면 물고기가 흔하고 날씨가 맑아도 물밑에서 파도가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날의 날씨가 좀 어두워야 그 해 농작물에

풍년이 들고 너무 맑으면 농사에 시원치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죠.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아이가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날 성묘를 가기도 하죠.

 

청명은 말 그대로 날씨가 좋은 날이고

날씨가 좋아야 봄에 막 시작하는 농사일이나 고기잡이 같은 생업활동을 하기에도 수월하죠.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묘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겨우내 미루어두었던 것들이죠.

 

 

 

청명이 드는 날이 식목일과 겹치듯 이때는 온갖 초목이 새로 자라기 시작하는 봄의 중심입니다.

천지간에 양기가 왕성해지는 때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죠. 음력 3월 3일인 삼짇날에는 여자들이 화전놀이를 가거나

나물을 캐는 답청을 다녀왔지요.

 

초후에는 오동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들쥐가 자취를 감추고 종달새가 울며

말후에는 하늘에 무지개가 비로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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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춘분입니다. 입춘을 시작으로 우수-경칩-춘분이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은 양력 2월 4일경, 봄비 내리고 싹이 트는 우수는 2월 18일경,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3월 5일경 그리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춘분은 3월 20일경입니다. 음력으로는 2월 중이네요.

 

이 날쯤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또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지죠.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 준비를 서두르고 천수답에서는 귀한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합니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이 음력 2월을 이르는 말로 바로 춘분을 전후한 시기였죠. 즉 이 때에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는 옛 말이 있듯이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를 전후하여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고 꽃샘추위, 꽃샘바람이라는 말 역시 꽃이 필 무렵인 이 때의 추위가 겨울추위처럼 매섭고 차다는 뜻에서 비롯되었죠. 따라서 어촌에서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나가더라도 멀리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불교에서는 춘분 전후 7일간을 봄의 피안이라 하여 극락왕생의 시기로 보았고 옛날 중국에서는 춘분기간을 5일을 1후로 하여 3후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했죠. 즉 1후는 제비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2후는 우레소리가 들리며 3후는 그 해에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했습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이날 조정에서 빙실의 얼음을 내기 전에 소사로 북방의 신인 현명씨에게 사한제를 올렸지요. 고려사에는 "고려 의종 때 상정한 의식으로 사한단은 맹동과 입춘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춘분에 얼음을 꺼낼 때에 제사한다. 신위는 북쪽에 남향으로 설치하고 왕골로 자리를 마련하며 축판에는 고려 국왕이 삼가 아무 벼슬아치 아무개를 보내어 공경히 제사합니다 라고 일컫고 희생으로 돼지 한 마리를 쓴다. 제사하는 날에 상림령이 복숭아나무로 된 활과 가시나무로 만든 화살을 빙실문 안 오른쪽에 마련해놓고 제사가 끝나도 그대로 둔다. 사관이 재배를 하고 삼헌을 하며 축은 불에 태우고 음복을 한다"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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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력으로 3월 6일 무렵이면 24절기의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 듭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죠. 겨울철 그 춥던 대륙성 고기압은 약해지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따스함과 추위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마침내 봄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리고 초목의 싹이 돋아나며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날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나 도룡뇽의 알을 건져다 먹기도 했죠.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합니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하는데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경칩에는 보리의 싹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그 해 농사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또 고로쇠나무를 베어 그 수액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전남 구례의 송광사나 선암사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유명하죠. 보통의 나무들은 절기상 춘분이 되어야 물이 오르지만 남부지방의 나무들은 다소 일찍 물이 오르므로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경칩은 연인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옛 선남선녀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 은행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나누어먹었다고 합니다. 세조 때 강희맹이 쓴 사시찬요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수은행이고 두모난 것이 암은행인데 대보름날 은행을 구해 두었다가 남편과 아내가 경칩날 각각 먹었다고 합니다. 또 처녀 총각들은 경칩날 밤이 되면 동구밖의 은행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하고 정을 다졌다고 하네요.

 

  꽃 피고 잎이 날 때면 추위가 오기도 합니다. 이때 추운 것은 날씨가 꽃과 잎이 피는 것을 샘한다고 하여 꽃샘 또는 잎샘이라고 하는데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설늙은이는 젊지도 아주 늙지도 아니한 조금 늙은 사람을 말합니다. 이를 중늙은이 또는 반늙은이라고도 하죠. 삼사월에 꽃과 잎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가 중늙은이 얼어 죽을 정도로 매우 춥다는 것을 뜻합니다. 보리누름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는 말도 있는데 보리누름이란 보리가 누렇게 익는 철을 가리킵니다.

 

 

 

초후에는 복숭아가 꽃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꾀꼬리가 울며

말후에는 매는 보이지 않고 비둘기가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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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1월 5일 - 작은 추위라는 뜻의 소한이었습니다. 소한은 동지와 대한 사이의 절기로 양력 1월 5일경에 옵니다. 절후의 이름으로만 보면 대한 때가 가장 추울 것 같지만 실제 소한 때가 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에 가장 춥습니다.

 

  소한은 해가 바뀌고 처음으로 나타나는 절기죠. 소한 무렵은 정초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입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때 무엇을 했을까요? 농사가 산업의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절기는 농사의 시기를 알려준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니 소한 절기에서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달동안 혹한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밖 출입이 어렵기 때문에 땔감과 먹을거리를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 두었던 것이죠.

 

 

 

  옛 말에 소한에 얼어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죽은 사람은 없다라고 했습니다. 소한보다 대한이 더 추워야 마땅해보입니다만 24절기는 중국을 중심으로 구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에서 시작하여 소한으로 갈수록 추워지고 대한에 이르러 최고에 이른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경험에 입각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월 15일쯤이므로 다소 사정이 다른 것이죠.

 

  비슷한 상황에 사용되는 말로 이런 것도 있습니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 얼어 죽는다.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어도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다.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추운 소한은 있어도 추운 대한은 없다. 소한이 대한 잡아먹는다. 소한이 대한의 집에 몸 녹이러 간다.

 

  소한 때가 가장 추울 때이므로 춥지 않다가도 소한 떄가 되면 추워진다는 의미로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속담의 의미를 풀어보면 일이 잘 되거나 못 될 때는 반드시 어떤 연유가 있다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필연적인 결과 또는 우연이라 할지라도 그 일과 딱 들어맞는 어떤 결과가 있을 때를 빗대어 이르기도 하는 말입니다. 또 일이 반드시 순서대로만은 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죠.

 

  비슷한 속담으로 아니 되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재수 없는 놈은 고양이 꼬리를 밟아도 호랑이로 둔갑한다. 등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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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7일은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었죠. 대설을 전후하여 지금은 엄청난 추위가 몰아치고 있네요. 요즘 텔레비젼의 기상정보시간에는 내일 하루 잠시 추위가 누그러졌다가 모레 또 강추위가 찾아옵니다 라는 뉴스를 자주 봅니다. 봄과 가을 날씨만 변덕스러운 줄 알았는데 겨울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럽기는 처음입니다. 이를 유난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겨울의 삼한사온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날씨가 유난스러운 이유는 한반도 북쪽에 자리잡은 찬 공기가 자주 오래내렸기 떄문이랍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북극기온이 높아지면서 북극에 머물고 있던 찬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오고 있지요. 이 공기가 연해주 부근에서 맴돌면서 이따금 한반도에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24절기 가운데 스물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가 소설과 동지사이의 대설입니다. 소설에 이어 대설이 되면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사실은 우리나라에 큰 눈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1월이 되어야 큰 눈이 오는게 현실이죠. 그럼에도 대설이라고 지칭한 것은 재래역법의 발상지이며 기준지점인 중국 화북지방의 계절적 특징이 반영된 절기이기 때문에 그리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적설량이 많은 것은 아니죠.

 

<눈이 많이 내렸다>

 

  어쨌든 일년 중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 절기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그 준비를 하는 다짐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대설이 있는 음력 11월을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일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로 알았지요. 이때는 농촌이 한가해지는 농한기였습니다. 가을에 수확한 피땀 어린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성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눈과 관련하여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라는 말도 전해져 왔죠. 이 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역할을 하므로 동해를 적게 입어 보리풍년이 든다는 의미입니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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