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은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에 있는 해발 590m의 추가령에서 발원하여 추가령구조곡이라 불리는 원산과 서울 사이에 전개된 좁고 긴 골짜기를 따라 흘러 임진강에 합류되는 강입니다. 길이는 136km인데 남북의 허리가 잘리면서 남과 북을 달리던  경원가도와 경원선은 끊긴지 오래지만 한탄강만은 오늘도 북에서 남으로 쉬임없이 흐르고 있네요.

 

  한탄강을 석체천이라 부른 것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입니다. 철원부의 동쪽 20리 지점에 있고 근원이 회양부 철령에서 나온다. 남쪽으로 흘러 경기 양주 북쪽으로 들어가 대탄이 된다. 양쪽 언덕의 석벽이 모두 계석체와 같아 체천이라 했다는 기록입니다. 무덤앞 평평하게 고른 땅에 놓는 매끈한 섬돌을 계석체라 하는데 한탄강의 양편 석벽이 마치 계석체와 같다 했으니 얼마나 웅장한 기암이고 절벽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 체천이 언제부터 한탄강이라 불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름에 얽힌 사연도 여럿이죠. 철원이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어느 날 남쪽으로 내려가 후백제와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궁예는 이 강가에 와서 마치 좀먹은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검은 돌들을 보고는 아하, 내 운명이 다했구나 하고 한탄을 했다는 것인데 이로부터 한탄강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8.15 해방 후 북에서 남으로 넘어오던 피난민들은 이 강에서 길이 막혔죠. 또 제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싸웠던 한국전쟁 때 수많은 젊은 생명들이 스러져간 곳이라 해서 한탄강이라 불렸다는 슬픈 내력도 있습니다. 해서 민족의 아픔과 한을 끌어안고 있는 한탄강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한탄강에 대한 연천군지의 내력은 밝고 푸근합니다. 한탄강은 본래 한여울 즉 큰 여울이라 불렀다는 것이고 지금도 이 고장 사람들은 한여울이라 부릅니다. 한은 본디 은하수를 뜻하는 말이며 크다, 맑다, 아름답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로써 한탄강은 한여울의 한자 표기에서 왔음을 알 수 있으며 현대의 아픔이 이 강에 이입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한탄강에 명물로 떠오른 것이 직탕폭포입니다.

 

 

<직탕폭포 주변 한여울길>

 

<직탕폭포 위쪽의 다리>

 

<한탄강>

 

<직탕폭포>

 

<직탕폭포를 사진에 담고자 하는 사람들>

 

<거대한 얼음벽이다>

 

<직탕폭포의 겨울풍경>

 

<멀리 떨어져서 본 모습>

 

<겨울 한탄강은 차디찬 얼음이다>

 

<한탄강>

 

 

 

 

Posted by 호영가족 :

포천 산정호수 눈썰매 축제 다녀왔어요~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산정호수는 겨울낭만의 풍경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고 있는 산정호수이지만 겨울에는 눈썰매 축제가 인기만점인데요.

 

올해는 유난히 추운날이 많아서 눈썰매장이 하루도 비어있는 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빕니다. 예전에는 산정호수의 얼음이 얕아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주변에서 맴돈 적도 있었거든요.

 

낭만의 축제장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눈썰매로 피곤한 줄 모릅니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은 더욱 흥겨운 모습인데요. 서로 당기고 밀어주는 단합된 가족의 힘이 돋보입니다. 눈썰매를 타는 것 말고도 여러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어서 하루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근처에는 주차장도 넓고 식당가와 놀이시설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축제는 2월 11일까지 계속됩니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

 

<작년 포스터>

 

<아이들은 신이 났다>

 

 

 

 

 

Posted by 호영가족 :

  유난히 추운 2018년 겨울입니다. 날씨는 춥지만 축제의 열기는 뜨거운 현장으로 달려 갑니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네요. 이 축제는 2017년 12월 30일에 시작되어 2018년 1월 29일까지 한 달동안 계속되는데요. 올해로 벌써 14회째를 맞았습니다.

 

  포천시와 (사)도리돌지역활성화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동장군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여 개최하는 이번 축제는 겨울을 즐기고자 찾아오는 남녀노소, 가족 단위의 관광객에게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를 선사하고 있답니다.

 

  동장군축제는 지금까지 백운계곡의 흥룡사 부근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도리돌마을 앞 넓은 터에 마련되어 있네요. 도리돌마을은 여름철 피서지로도 이름난 백운계곡의 초입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리돌이란 지명이 재미있어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지 않는 이 지역의 옛 이름입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은 살아서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아름다운 유래가 숨어있는 지명이기도 하죠.

 

  백운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시원한 물줄기는 도평리에서부터 막걸리로 유명한 이동면 들녘의 젖줄이 되고 있는데요. 주변에는 국망봉을 비롯해서 광덕산과 각흘산, 명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습니다. 그 옛날 태봉과 고려시대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오가며 살아온 자취가 남아 있는 곳. 그 시절 약사라는 유명한 사찰이 있어 치료와 휴양촌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백운계곡 상류지점에 있는 흥룡사에서 기도처 역할을 하고 있지요.

 

 

 

<동장군 축제장 입구>

 

<축제장 위치>

 

<동장군축제>

 

<고풍스런 분위기>

 

<얼음집>

 

<모닥불 체험장>

 

<밤 구워먹기>

 

  포천시 이동면은 우리나라 군사요지로 많은 부대와 훈련장이 위치해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 덕택에 개발이 더뎌져 오늘날까지 내륙의 청정지역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지만요.

  봄에는 산나물을 뜯으려는 사람들이 붐비고 여름에는 피서객이 계곡을 가득 메우죠. 가을에는 단풍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산야는 항상 북적입니다. 겨울은 어떨까요? 겨울에 들어서는 때는 자연환경적인 특징을 살려서 동장군 축제를 생각해 낸 것이죠.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의 한 곳입니다. 따뜻한 겨울이라고 하는 요즘도 다른 곳에 비하여 서울과는 3~4도, 남쪽 지방과는 7~9도의 차이가 날 정도로 추운 겨울을 보냅니다. 포천지역의 경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온천과 이동갈비 덕분에 여름, 가을에는 비교적 관광객이 많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죠.

 

  포천 동장군 축제는 2005년 1월에 지역주민들의 열정으로 제1회 포천 동장군 축제가 막이 올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포천에서 뜨거운 겨울을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얼음기둥>

 

<송어낚시>

 

<바비뀨>

 

<포천시홍보관>

 

<즐거움의 현장>

 

 

 

Posted by 호영가족 :

  청와대 앞길이 전면 개방되었습니다. 2017년 6월 26일부터라고 하는데요. 지금까지는 제한적인 개방이었죠. 즉 저녁 8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바리케이트를 쳐서 통행을 막아왔던 것인데요. 이제는 그러한 제한이 모두 풀렸습니다. 청와대 주변에 있는 5개의 검문소도 평시 검문을 하지 않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앞길이 그동안 막혀 있었던 이유는 1968년에 발생한 1.21사태의 영향이 큽니다.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죠. 김신조 사건은 북한군 31명이 청와대를 습격을 기도한 사건으로 당시에 이들 일당은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했지만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리면서 총격전이 벌어져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나자 수류탄과 기관총을 무차별 난사하며 경찰과 접전을 벌였고 그해 소탕전에서 북한군 29명은 모두 사살되고 1명은 북한으로 도주하였으며 나머지 1명인 김신조는 생포했죠. 이 사건 이후에 대통령 경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왕산과 북악산, 청와대 앞길까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었던 것입니다.

 

  청와대 앞길의 통행금지는 그동안 인근 주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가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1988년 2월 노태우 전대통령은 권위주의를 청산하는 상징적인 조치의 하나로 약 11km에 이르는 구간의 부분통행을 허용하고 청와대 경내 관광도 제한적으로 허용했지요. 그러나 이러한 조치도 시간이 지나면서 검문검색과 경비수준이 올라가면서 개방 전의 수준과 다를 게 없이 되고 말았는데요.

 

  그러다 1993년 2월 문민정부시절을 맞아 김영삼 대통령은 청와대 진입로의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앞길 통행을 허용하게 됩니다. 다만 야간통행만은 제한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청와대 경내관람도 대정원앞, 수궁터로 확대되었습니다.

  이후에 김대중 대통령 때는 청와대 경내관람에서 칠궁을 포함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는 본관앞 녹지원까지 확대하는 등 그 개방의 범위를 점점 넓혀왔지요. 또 2006년 9월 이전에 막혀 있던 경복궁의 북문 신무문을 개방했고 2007년 4월에는 청와대 뒤편에 위치한 북악산 성곽로를 40년만에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민들을 위한 청와대 앞길은 서서히 개방의 물결을 이루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이제서야 24시간 전면개방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청와대 앞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많이 찾아왔고 경복궁을 관람하는 손님들도 북문을 통하여 밖으로 나와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인왕산>

 

<경복궁의 북문>

 

<청와대>

 

<겨울>

 

<청와대 앞길>

 

 

Posted by 호영가족 :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구경했어요

 

2018년 새해들어 경복궁 관람을 갔는데 마침 수문장 교대의식이 시작되는 시간이라 지켜보았답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재현하는 행사라고 하는군요.

 

경복궁의 수문장 임명의식은 조선예종 1년인 146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수문장제도 설치와 수문장 임명을 역사적 근거로 국왕이 친히 경복궁 흥례문에 행차한 후 수문장을 임명하고 이를 축하하는 전통문화행사라고 합니다.

 

흥미진진한 의식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약 15분정도 진행되는 것 같은데요. 처음의 행사는 수문장 임명의식, 명예 수문장 임명, 축하공연, 체험행사 순으로 진행되었다고 하지만 요즘은 수문장의 교대의식만 해요.

 

행사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조선 수문장들의 복장과 그들이 펼치는 교대의식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데요. 조선전기의 궁궐문화와 호위문화를 살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답니다.

 

현재 경복궁의 수문장 교대의식은 연중상설이나 매주 화요일에 휴무하고 하루에 2번 실시합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입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나고 나면 광화문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광화문을 지키는 병사들 옆에서 나란히서서 찍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답니다. 병사들의 표정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웃지도 말하지도 않는 근엄한 표정 그대로입니다.

 

 

<행사를 기다리는 관람객들>

 

<교대의식은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악대입장>

 

<경쾌한 발걸음>

 

<수문장교대의식>

 

<광화문을 지키는 군사들>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기념사진 촬영>

 

 

 

Posted by 호영가족 :

경춘선 숲길 겨울풍경

2017. 12. 16. 23:19 from 여행산행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오랜 시간 단절되었던 경춘선 폐철길이 숲길로 변신하고 지역주민들의 녹지문화공간이자 화합의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경춘선 폐철길을 공원화하기로 하고 2013년 착공에 들어갔는데 이제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요. 그래서 경춘선 숲길의 겨울풍경을 감상하러 길을 나섰습니다.

 

  시작은 지하철 1호선 월계역 4번출구인데 녹천중학교 방향으로 걸어가니 경춘선 폐철로와 만납니다. 눈쌓인 철길풍경은 낭만이 가득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오늘은 서울날씨가 무척 추웠습니다. 아침최저기온이 영하 6도에 머물렀기 때문에 쌀쌀한 겨울날씨는 산책객의 옷깃을 여미게 했는데요.

 

  경춘선은 서울에서 춘천까지 연결되는 철도였습니다. 1939년 일제강점기에 우리민족의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철도시설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요즘은 새로운 철로를 만들어 운행되는 바람에 예전의 철로는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어 왔던 것이지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철길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공원조성 시 최대한 살려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경춘선을 오가던 기찻길 옆에는 자전거 길도 만들어 놓았는데요. 이 자전거길은 공사가 완료되기만 하면 북한강까지 연결된다고 하는군요. 오늘날 도보여행길은 화랑대역까지 조성되어 있고 이어서 서울-구리 경계까지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전체거리는 6km로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네요. 추운 날씨지만 몸에서 나는 열기로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답니다.

 

 

<월계역 4번출구>

 

<경춘선 숲길의 시작>

 

<폐철로는 공원길이 되었다>

 

<중랑천>

 

<체험시설>

 

<주택지를 지나고>

 

<마을벽화>

 

<덩굴식물터널>

 

<경춘선 숲길>

 

<화랑대역>

 

 

Posted by 호영가족 :

경상북도 안동에는 월영교가 있습니다.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인데 우리말로 달빛다리입니다. 길이는 387m, 폭 3.6m의 나무로 만든 다리라 목책교이기도 합니다. 2003년 4월에 완성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입니다.

 

조선시대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지요. 남편은 전쟁터에서 왜구와 싸우다가 아깝게 목숨을 잃고 말았는데 남편을 하늘로 떠나보낸 아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정성스럽게 미투리를 만들었지요. 그리고 아내의 뱃속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기의 배냇저고리와 미투리에 둘러싸여 깊은 영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1998년 4월의 어느날 안동시 정하동에서 택지개발을 했는데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지요. 그 머리맡에는 한지로 곱게 싸인 미투리 한 켤레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 한지에는 슬프디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네요.

 

월영교는 두 켤레의 미투리가 서로 마주보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가운데는 월영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아내의 눈물을 상징하는 분수대도 만들어두었습니다.

 

 

<월영교 표석>

 

<월영교>

 

<월영교 안내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

 

<낙동강>

 

<월영교 정자>

 

월영교 맞은편에는 식당가입니다. 출출한 시간이면 찾기 좋은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데 안동의 대표맛이라 할 수 있는 안동간고등어나 헛제사밥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안동간고등어는 이 지역의 독특한 간고등어인데 맛이 그만입니다. 간고등어 정식으로 드시면 간고등어 한 마리로 푸짐한 식사가 가능합니다.

 

<식당가>

 

<안동간고등어 정식>

 

 

Posted by 호영가족 :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별칭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청운동과 효자동, 사직동 일대를 뜻합니다. 으리으리한 한옥이 모여 있는 북촌에 비하여 서촌의 골목은 친절한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이정표가 없어서 골목과 골목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기 일쑵니다.

 

  그래도 서촌으로 갑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나가 자하문로를 걸으면 서촌의 초입입니다. 행정동인 청운효자동은 효자동, 창성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청운동, 신교동, 궁정동 등 9개의 법정동을 포괄하고 있어서 동이름만으로는 원하는 곳을 찾기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곳저곳 눈띵을 해보기로 합니다. 통인시장을 만나 골목길을 들어가니 인왕산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나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인왕산을 몹시 좋아했나 봅니다. 지금도 이 길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골목길이죠. 옥인부동산 안쪽 골목에서 대오서점을 만납니다. 허름하고 낡은 대오서점은 굳이 역사성을 말하지 않더라도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곳입니다.

 

 

<자하문로>

 

<통인시장>

 

<대오서점>

 

  예전엔 이 일대가 모두 한옥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시인이나 화가들이 살았다고 하네요. 누각길, 통인오거리길, 필운대길 등을 따라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근대화가 이중섭, 이상범 가옥이 있고 재개발 중인 옥인아파트로 올라가는 길에는 박노수 가옥, 윤동주의 하숙집, 안평대군의 옛 집터 등이 있었습니다.

 

  필운대1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20세기초 서양 선교사 건축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배화여고 생활관은 물론 백사 이항복 선생이 거처했던 필운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배화여고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초 공립도서관인 종로도서관과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였던 매동초등학교도 볼 수 있습니다. 인왕산 등산로로 이어지는 이 길에서는 서촌의 운치를 한층 느낄 수 있지요.

 

 

<초롱꽃>

 

<쉼터>

 

<인왕산 가는 골목길>

 

  서촌이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덩달아서 작고 아담한 가게들도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정작 이곳에 자리하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관광객이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소란스럽고 복잡하고 정신없을 테니까.

 

  그래서 정작 서울시의 주인은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인데 주민의 정주권은 침해당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서촌 곳곳에서는 마을의 역사성을 살려 관광객을 모으겠다는 시의 정책과 지역주민들은 삶터라는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합니다. 서촌이 관광지로 본격 부상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이곳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하네요. 전입인구보다는 전출인구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실은 아랑곳없이 우리는 골목길을 누비고 다닙니다. 서촌은 작은 가게들뿐만 아니라 골목길이 매력적인 곳이거든요. 거기에다가 역사적인 현장과 기념관까지 있으니까 더욱 놓치지 않을세라 걸어다니며 기웃거리게 됩니다.

 

<앵두꽃>

 

<오씨솜씨>

 

<토리>

 

<머리까끼>

 

<옥인오락실>

 

<인왕산>

 

  서촌의 골목을 걷는 것은 누구나 자유입니다. 그러나 주민의 생활도 감안하여 소란스럽지 않게 행동해야겠습니다. 살기 힘들어 주민들이 떠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겠네요. 남의 집으로 불쑥 들어가는 것도 실례가 될 것입니다.

 

  그런 점을 제외하면 서촌의 골목길은 우리모두의 것입니다. 이름난 맛집도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서 발걸음을 멈추어도 좋겠습니다. 골목길이 지루하다면 아예 인왕산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 되겠군요. 인왕산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중턱에는 약수터도 있고 조망이 근사하게 터지기도 하니까 나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오늘은 인왕산 자락 서촌의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습니다.

 

Posted by 호영가족 :

 2017년 5월 20일에 서울로 7017은 개장하였습니다.

서울역 앞에 있던 고가도로가 시민들의 도보길로 재탄생한 것이지요.

이른 아침 한적한 시간에 도보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서울역의 역사는 1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대문역으로 개장했다가 1925년에 경성역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일제강점기 일제의 대륙침략 발판이기도 했습니다. 일제는 경인선과 경부선, 경의선을 잇달아 개통하면서 시모노세키-부산-서울-신의주를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를 완성한 것입니다.

 

3.1운동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1919년 9월 2일에 독립운동가 강우규 선생은 이곳에서 새로 부임해온 제3대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던졌습니다. 비록 총독암살은 실패에 그쳤지만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는데 강우규 선생의 동상은 서울역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광복이 되면서 경성역은 서울역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1960년대부터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하는 사람들의 첫 관문이 되었지요. 이들에게 서울역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희망의 상징이었을 겁니다. 그리하여 서울역은 지난 세기 우리나라 근현대 개발의 역사를 함께한 동반자였습니다.

 

고가도로 위에서 서울역이 잘 내려다보입니다.

이제 옛 서울역은 기념관으로 남아 있고 그 옆에 새로운 역사를 건립하여 사용하고 있지요.

하루 평균 9만여 명이 이용하는 서울역. 종착지인 부산역까지 441.7km입니다. 경부고속철도는 408.5km, 경의선은 도라산역까지 55.6km입니다. 과거에는 경부선 외에도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 등 모든 장거리 열차를 운행했지만 2004년 4월 KTX가 개통되면서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은 용산역에서 출발합니다.

 

2014년 9월에 서울시는 1970년에 개방한 이후 44년동안 이용해 온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녹지 및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날 개통식을 연 것이죠. 1900년부터 117년 동안 서울역은 하루도 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실어날랐습니다. 그래서 고가도로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역은 욕망과 좌절, 사랑과 이별의 추억으로 바라보입니다.

 

 

 

<서울로7017>

 

<신서울역과 옛서울역>

 

<줄지어 선 자동차들>

 

<옛 서울역>

 

<고가도로는 시민들의 휴식처>

 

<어린이들의 환경그림>

 

<그림이 이쁘다>

 

<소나무>

 

<접시꽃>

 

 

 

 

Posted by 호영가족 :

   남양주시에 있는 서리산으로 갑니다. 서리산은 축령산과 나란히 있어서 연계산행을 많이 하는데 무리하지 않고 서리산만 집중하기로 합니다. 높이는 832m로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3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더니 주차장이 여유가 있고 등산객들로 복잡하지 않군요.

 

  매표소를 지나 맨위 주차장까지 올라가서 자동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맨 왼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택하기로 합니다. 서리산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천마지맥이 주금산을 지날 때 남동으로 또 하나의 가지를 치는 능선이 빚은 산입니다. 경기도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산이죠. 가평군 쪽에서는 접근하기 불편하고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가 가장 일반적인 산행코스입니다.

 

 

 

<서리산 주차장>

 

<현위치 지도>

 

<나무가 시원하다>

 

  산은 왜 오르는 것일까요? 능선을 따라 올라갈 때는 그야말로 온 세상의 고통을 한몸에 짊어진 듯 불편합니다. 다리는 아프고 배낭을 멘 어깨는 짓눌러오고 호흡은 가쁘며 땀은 비오듯 쏟아집니다. 발걸음이 도대체 떨어지지 않는 오름길에서 몸은 올라가기 싫다고 허우적댑니다.

 

  세상살이가 다 이런 건지도 모릅니다. 힘들고 고달픈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 그렇지만 언제까지 힘들고 고통스럽지는 않습니다. 정상에 다다르면 시원한 조망이 터지고 세상을 발 아래에 두었을 때 마음속은 환희의 물결로 요동칩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동안의 고생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리죠.

 

  그래서 오늘도 힘들지만 산을 오릅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갖고 있지 않나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이 다음 번에도 또 산을 찾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이지요.

 

<등산로>

 

<소나무>

 

<조망>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숲길입니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여름철만 아니라면 땀이 비오듯 쏟아질 염려는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 있던데 쉬엄쉬엄 올라가면 괜찮습니다. 능선의 중간쯤 오르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흐릿하여 상쾌하지 않지만 오늘은 그런대로 괜찮은 일기입니다.

 

  남양주시의 수동면 지역이 잘 내려다보입니다. 건너편 산줄기는 포천시의 주금산입니다. 정말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라는 것을 산에 오를 때마다 느낍니다. 그래서 등산객은 갈 산이 많아서 좋은 걸까요? 논이 부족한 우리나라이고 지역과 지역을 옮겨다니기 불편한 나라입니다. 그러한 조상들의 삶을 이어받았기에 불편한 유전자는 도로를 닦고 길을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방으로 산이 많다>

 

<산악회 리본>

 

<서리산 정상>

 

  봄이면 철쭉축제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곳이 서리산입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철쭉이 아름다운 산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철쭉축제 때는 등산객들로 대책이 없는 산이 됩니다. 수도권에서 이만한 철쭉동산이 없기 때문일까요? 산아래에서 주차전쟁은 가관이지요. 그렇다고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 민족은 타고난 낭만주의자들입니다.

 

  서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예상했던 대로 꼭 1시간이 걸렸습니다. 높이는 832m. 적당히 땀흘리고 도착할 수 있는 높이를 가졌군요. 서리가 내려도 쉽게 녹지 않아서 늘 서리가 있는 것 같아 보여 서리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상산(霜山)이라고도 부릅니다. 건너편에 축령산도 우뚝한데 절고개를 사이에 두고 약 3km 떨어진 거리에 있지요. 축령산이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대열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산이라면 서리산은 아까 언급한 철쭉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이름난 산입니다.

 

<산그림>

 

<등산객>

 

<돌탑>

 

  하산은 억새밭 사거리에서 임도를 따르기로 합니다. 억새밭 사거리까지 내려가는 길은 축령산으로 연결되는 방화선이죠. 원래 잣나무숲의 산불예방을 위한 방화선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오늘날 넓은 능선길이 되어 주니 등산객들이 걸어다니기에는 너무나 시원하고 좋습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잠시 쉬어가야 합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좋거든요. 길은 무작정 달려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쉬어가기 좋은 장소에서는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해야 합니다. 오늘 산을 찾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할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것이 인생의 공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정표>

 

 

 

<까마귀 한 마리>

 

<전망대의 소나무>

 

<계곡>

 

<자연휴양림>

 

  꼭 3시간만에 출발지로 원점회귀하였습니다. 서리산은 철쭉축제기간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등산로도 잘 닦여 있고 불편한 이정표도 없습니다. 누구나 지도없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행코스가 매력적인 곳이지요.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입장료가 있다는 것이지요.

 

  즐거운 산행을 마쳤습니다. 신록은 이제 단풍으로 물들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서리산의 숲은 또 어떤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때 다시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물러나야 할 듯 합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 서리산에서 멋진 조망을 즐긴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