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탕의 고장입니다. 설렁탕, 해장국 그리고 추탕이 바로 그것입니다. 종로의 이문설렁탕은 설렁탕의 역사에서 맨 위쪽에 이름을 올려놓았고 청진동의 해장국 전설은 바로 청진옥입니다. 그리고 추탕 즉 추어탕은 1932년에 문을 연 용금옥이라 할 만합니다.

 

  식당의 역사만으로 그 등급을 논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식당은 무언가 충실한 내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932년 중구 무교동에서 창업주 홍기녀씨가 개업한 이후 2대 문수정씨가 이어받아 현 위치인 다동으로 이전했고 3대 신동민씨가 대를 이어 현재까지 운영을 해오고 있는 용금옥은 서울 추탕의 대명사죠.

 

  서울에서는 추어탕이라고 하지 않고 추탕이라 부릅니다. 서울식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그냥 통마리를 넣는 것도 특징인데 남도식과 구별됩니다. 남도식은 곱게 갈아 체 내려 뼈를 추려내고 만드는 것인데 사람들에게는 통마리보다 곱게 갈아서 탕으로 먹는 것이 더 익숙한지 요즘은 통째로 먹는 경우가 밀려나고 있지요. 서울식의 또 다른 특징은 호되게 매운 맛이라 하는군요. 보통 산초라고 하는 초피가루는 추탕의 매운맛을 지지하기 때문에 얼얼하게 매운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1953년 한국전쟁의 휴전회담이 한창일 때 북쪽 대표단 중의 한 사람이 남쪽 대표부에게 용금옥은 아직 잘 있습니까? 하고 물어서 화제가 되었답니다. 아마 서울에서 살다가 월북한 인물이었을텐데 이 발언이 신문에 크게 소개되면서 용금옥은 사람들의 입담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가 한창이던 때 북한의 연형묵 총리는 서울에 와서 이틀 연속으로 용금옥의 추탕을 먹었더랍니다. 그러니 서울의 용금옥은 예사로운 식당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추어탕 전문식당이자 서민들의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용금옥에서 서울식 추탕 한 그릇 했습니다. 전 남쪽지방에서 살아온 탓에 남도식을 즐겨 먹었는데 서울식 추탕은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느껴졌다고 해야 겠군요. 오늘날 서울시에서 지정한 서울미래유산입니다.

 

 

<다동의 용금옥>

 

<메뉴>

 

<용금옥의 역사>

 

<김치>

 

<나물>

 

<실내>

 

<추탕 한 그릇>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하고 있다>

 

 

Posted by 호영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