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족발 - 그 시절의 보양음식
족발은 돼지의 앞뒷발과 관절 부위까지를 말합니다. 소는 우족이라 하는데 돼지만은 족발이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족이나 발이나 같은 말인데 같은 말을 두 번 연속 썼다는 것 아닙니까.
국어사전에 족발은 각을 뜬 돼지의 발 또는 그것을 조린 음식이라고 나옵니다. 소의 다리는 고급 보양식이라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족발은 그래도 좀 만만합니다. 그래서 우족보다 족발이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신기한 것은 족발이 참 맛있다는 겁니다. 조선시대에는 이런 음식이 있었다는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최근에 생긴 맛이라는 뜻이겠죠. 그 기원은 1960년대 중후반이라 합니다. 장충동에 족발집이 크게 성행한 것은 장충체육관과 장충단공원 덕분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체력이 국력이었던 시절 - 장충체육관에서 운동경기를 관람한 사람들은 장충동 족발집에서 건강음식 한 그릇과 술 한 잔 했을 것은 자명합니다. 특히 김일 선수가 활약한 레슬링 경기를 보고 나면 민족혼을 축하하는 자리에 으레 장충동족발이 놓였던 것이죠.
장충단공원과 남산도 여행객들이 잘 찾는 장소였는데 그 길목에 족발집이 있었으니 사람들의 여가활동은 맛으로 마무리했는지 모릅니다. 장충동족발집은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자리잡으면서 그들의 음식문화가 발전한 것입니다. 지금은 어느 집이든 원조라고 내세우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비슷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것 같습니다. 원조 1세대는 이제 돌아가셨거나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운영을 못하고 자녀들에게 물려준 상태지만 영업은 장충동족발골목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맛을 논할 필요는 없겠군요.
오늘저녁 시장에서 장충동족발과 비슷한 족발 하나 사다 놓고 그 시절의 보양음식이라며 추억을 새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장충체육관>
<원조라는 이름으로>
<갈색의 족발>
<야채쌈도 좋고>
<족발 한 상>
<계산해야져>
<장충동할매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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